첫사랑 그리고 부반장 부반장

그러니까 그냥 앞으로 내 인생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인물 몇몇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을 남겨 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블로그를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머리속에 있는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




내가 7살이 되자 마자

학교에 들어가기 1년전이니까 집에서는 유치원은 그만 다니고 주산학원에 가서 주판을 배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여 날 주산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집에서 약 500미터 정도 떨어진 주산학원에 다니게 된 나는 기껏해야 2시간에서 3시간정도 주산을 배우고나면 그 이후로는 완전 자유시간이라 평소보다 더욱 더 밖으로 싸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완전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물론 어릴때도 그러했지만 이제 7살이나 되었으니 더욱 겁이 날 것이 없었던 나는 진짜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만큼의 거리에 떨어진 장소에도 곧잘 가고 했다.

시장같은 곳에 가서 떡볶이도 사먹고 완전 버스 종점까지 가서 돌아오기도 해보고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고


그렇게 몇개월을 살다보니 이내 실증이 나버려서 그 이후로는 학원을 마치면 집과 동네 근처에서 좀 놀다가 집으로 들어가곤 했다.

뭐 아무튼


내가 좋아했던 장소가 몇군데 있었지만 그중 한곳이 바로 동네 천주교성당

믿음으로 말미암아서 그런게 아니고 성모마리아님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것도아니고 절처럼 비빔밥을 주는것도 아니고
내가 천주교성당을 좋아했던 유일한 이유는 바로 놀이터였다.


당시 내가 본 놀이터중에 가장 세련되고 바닥에 깔린 모래의 품질도 굉장히 좋았고 무엇보다 꿈에서나 볼법한 미끄럼틀과
그네 그리고 구름사다리가 일반적인 놀이터의 수준낮은 그것들과는 퀄리티 자체가 완전 달랐다.

거의 중국산 과 이태리명품의 차이정도랄까??


하지만 그곳에서 노는데는 거다란 장벽이 있었으니 바로 성당에 교인들이 모이는 날을 제외하고는 문을 걸어 잠궜다는 것

놀이터의 주변에는 철조망이 있었고 항상 커다란 쇠자물세로 잠겨있었지만 당시 동네 알고지내는 꼬맹이들과 난 매번 개구멍을 판 뒤 들어가서 몰래 놀다 나오곤 했다. 

항시 조용하고 고요한 곳이기에 조금만 씨끄럽게 굴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수녀님 또는 관리하는 아저씨가 나타나서 나가라고 했기에 우리는 늘 소리는 지르지 않고 놀지만 어린나이에 그게 맘대로 되는가? ㅋ

늘 놀다가 쫒겨났다가의 반복이 지친 나는 동네 꼬맹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만두고 늘 시간만 나면 몰래 혼자 가서 놀다 나오고 그러기를 또 몇개월을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개구멍으로 놀이터를 몰래 들어갔는데 누군가가 있었다.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지만 덩굴울타리가 처져있는 철조망은 내 키보다 월등히 컸기에 안을 볼수 없고 몰래 파놓은 개구멍도 
대여섯살 꼬맹이가 적당히 들어가기 충분했기에 안을 들여다 볼수 없었다.

여자애2명과 남자애3명

성당의 교인으로 보이는 그애들은 내가 들어온것을 보고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냥 자기들끼리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그네나 시소를 요란스럽지 않게 적당히 타고 있었다.

그모습이 당시에는 단어를 몰라서 표현할수 없었지만..

굉장히 교양있어 보였다.

굉장히 고급져 보이고 부잣집 도련님 아가씨 같았다. 

워낙에 싸돌아 다녀서 항시 꼬질꼬질한데다가 개구멍으로 들어오면서 이것저것 옷에 달라붙어 더더욱 지저분해진 나는
부끄럽기도 했고  딱히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왠지 스스로 느끼는 무언가의 차이때문에 놀지도 못하고 그냥 구름사다리
아래에 앉아서 그들을 힐끗 힐끗 쳐다보기만 했다.


그들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그냥 간단히 말해서 정말 나와는 사는 세계가 다른 존재 같았다.

내가 본 가장 이쁘고 깨끗하고 세련된 여자애였다..



첫눈에 반하고 그런 수준이 아니라 그냥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물론 말 한번 걸지 못했다.

그냥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나갈때까지 난 그냥 몰래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나도 그들이 나간 후 바로 개구멍을 통해서 놀이터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갔다.




그날 이후

난 주산학원이 끝나면 늘 천주교 놀이터로 가서 그애가 있나 없나를 확인했고 그러다가 관리아저씨, 수녀님, 신부님에게 걸려서 
한소리 듣기도 하고 또 오고 또 걸리고를 반복했지만 두번다시 그 여자애를 볼수 없었다.


뭐 나이가 워낙에 어릴때라 곧 지친 나는 더이상 놀이터에가지 않았고 그렇게 나의 기억에서 서서히 지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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