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에서 잡일을 하던 알바 시절..
1부장사를 했던 가게의 여자 매니저..
된장찌개를 끓여주었던 그녀..
내가 살면서 먹은 된장찌개 중 최고였던...
"너 나랑 같이 살지 않을래?"
살아요?
"응.. 너 나랑 같이 살자!"
네? 살자고요? 아니 갑자기 그런말 하니 좀 당황되서..
"내가 한달에 용돈 100만원 줄꼐.. 너 공부더 하고 싶다며? 공부를 해도 되고 알바를 해도 되고 취직 준비해도되고"
"대신 앞으로 가게에만 안나가면 되.. 내가 된장찌개도 김치찌개도 매일매일 끓여줄께..."
음..
솔직히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꽤 솔깃한 제안이었다.
같이 산다라?
여지껏 누구와도 살아본적 없었지만
그녀라면 나도 나쁘지 않았다.
사실 처음 보는거나 다름 없는 관계였지만
나쁜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이뻤고
이렇게 음식도 너무 잘하고
무엇보다 한달에 100만원씩이나 용돈으로 준다니
나로써는 손해볼거 같은 장사가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다가 이 여자 이미지가 매력적이고
무엇보다 너무 외로워 보였으니까.
이렇게 좋은 원룸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척이나 괴로울 수도 있을거다.
그녀에게서 어쩌면 난 내가 아는 또다른 그녀의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왠지 좋은 여자 같아 보였다.
그럴까요? 하긴 저도 밤에 알바하는거 너무 힘들고 또 공부도 하고 싶기도 하고
또 취직을 할까 고민하기도 하고 언제까지 알바만 할수도 없고 그냥 누나랑 살면서
이런저런 준비 하면서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아요..
"그래? 그럼 나랑 살자! 응? 내가 잘할께"
근데 누나 .. 누나 저 잘 모르자나요.. 고작 이렇게 하루 같이 지낸건데 누나 나 믿어요?
"믿어!"
어떻게?
"그냥 믿어! 너 왠지 믿을수 있을거 같아.. 나쁜애 같지 않아~"
음... 잘 모르겠지만 누나도 굉장히 좋은 여자 같아요.. 무엇보다 된장찌개 정말 맛있어요!
"나 음식 굉장히 잘해! 먹어봐서 알지? 물론 바쁘면 잘 못챙겨 줄수도 있지만 내가 밥 안굶기고 맛있는거 매일매일
해줄께~! 나 음식하는거 너무 좋아해~ 매일매일 누가 먹어준다면 난 좋지!"
음.. 네 좋아요.. 저도 쓸데없이 시간 끌면서 이것저것 재는 성격도 아니고 .. 내일 가게 가서 일 그만둔다 하고
사는데 가서 이것저것 좀 챙겨올께요..
"진짜? ㅇ ㅏ ~ 너무 좋다! 잘생각했어! 내가 이것저것 많이 도와줄께.. 그냥 가게 안나가고 같이 살기만 해도 되~"
음.. 뭐 저도 누나 좋아요.. 오케이! 그렇게 하죠 뭐~ 공부를 할지 아니면 취직을 할지 그건 일단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고..
"너무 급하게 생각 하지마 그건~ 같이 살면서 이야기 많이 해보자~!"
우리 자요 이제~ 피곤하다..
"응"
ㅇ ㅏ ~ 근데 누나 이름이 뭐에요? 이름 안물어본거 같아~
"아 .. 맞다;; 이름도 안물어보고 이게 뭐하는거야ㅎㅎ"
그러게 ㅋ
"응! 내이름은....."
내이름은... 내이름은... 내이름은...
가끔 나는 혼자 상상한다.
그때 그냥 그여자와 함께 살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난 여지껏 내 선택에 대해서 후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고 미련이 남고 그녀에게 왠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같이 살았으면 어땠을까?
그럼 그녀와 나 우리는 행복했을까?
있지도 않은 일이기에 가정이란 걸 할수 없지만
아마 우리는 그래도 꽤 행복하게 잘 지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지난 일이고 버스는 이미 떠났고 돌이킬수도 없는 일이지만.
역시 기둥서방따위가 되는 것보단 혼자 살아가는 것이 더 옳은 일인거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남자의 곤조따위 버리고 그냥 그녀 옆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과연 행복했을까?
아님 그냥 또다른 상처를 얻고 방황했을까?
모르는 일이지만 난 아직도 가끔 된장찌개를 먹을때마다 그녀가 떠오른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단 하룻동안 나의 연인이 되어 주었던 그녀
그리고 처음으로 나에게 같이 살자고 말해주었던 그녀..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누군가와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라면 외롭지 않게 누군가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야 내 죄책감이 조금은 덜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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